흔히 국내에서는 우버(Uber)와 같은 경제시스템을 공유경제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지만 해외에서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아닌 온디맨드 경제(on demand economy)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공유경제라는 말은 말 그대로 잉여자원을 서로 나눠 쓴다는 개념이고 온디맨드 경제는 수요자가 원하는 요청에 따라 제공되는 개념을 말합니다.


<남는 공간을 인근 호텔 주차장으로 임대하는 공유경제 사례>


조금은 의미가 다르게 사용되는데요. 국내에서는 각종 매체와 정부기관들이 이해가 쉽고 몬가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공유경제라는 단어를 선호합니다. 하지만! 사실상 우버는 차를 빌려주는 쏘카와 같은 공유경제라기 보다는 원하는 용역까지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온디맨드 경제에 더 적합하긴 합니다.

<비어 있는 방을 빌려주는 에어비앤비>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IT기술의 발전과 함께 이런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 창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바람직한 경제 현상으로 이야기되고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이런 온디맨드 경제의 확산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경제 관련 연설에서 지적한 온디맨드 경제가 고용의 양적인 증가는 불러와도 고용의 안전성과 고용의 질은 떨어뜨린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온디맨드 경제가 과거 공연장 주변에서 임지식으로 연주를 하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와 다를 것이 없다는 의견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임시직을 의미하는 긱 이코노미에 대해서 맥킨지는 '디지털 장터에서 거래되는 기간제 근로'라는 표현으로 부정적인 시선을 보였습니다.


이런 온디맨드 경제는 분명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우버와 같은 플랫폼에서 일하는 독립근로자(Independent Worker)가 약 3,000만 명이 넘고 이는 미국의 실업률을 크게 낮추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미국의 21~35세 젊은 세대에서는 2011년 이후 독립근로자가 3배가량 늘어 청년 실업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결국 임시직만 늘리는 긱 이코노미라는 의견도 많은데요. 가장 대표적인 우버의 예를 보면 우버가 2년간 16만 명의 근로자를 창출했고 매달 계속 그 숫자를 늘리고 있지만 오히려 다른 일을 하던 자영업자의 수를 줄이고 있다는 의견도 있으며 특히 실업수당이나 건강보험 등 근로자에게 제공되는 기본적인 사회복지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직업이라는 점도 향후 사회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되고 있습니다.

또한 아무런 복지도 제공하지 않으면서 수익의 30% 이상을 수수료로 받고 있는 점이나 근로자가 법적으로 보장받는 최저임금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단지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고 언제든지 정리할 수 있는 임시직을 늘리는 것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합니다.

안 그래도 비정규직과 임시직에 대해 많은 문제점을 감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상에 비춰보면 이런 온디맨드 경제는 공유경제보다는 긱 이코노미가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지금도 용역이라는 이름으로 프리랜서를 고용하고 있는 회사들의 형태를 보면 정말 단순히 노동력을 고용이라는 법적인 테두리 없이 싸게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입장만 강화하는 꼴이 될 수 있어 관려 제도 마련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인턴이라는 제도가 기업들의 노동력 절감을 위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알고 있고 재능기부라는 단어가 어떻게 악용되고 있는지 각종 사례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잘 못하면 누가 저렴하게 노동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쟁이 될 수 있는 이런 임시직이 만드는 경제 현상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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